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은데, 막상 쓰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이런 경우 글쓰기 소질이 없는 걸까?
적어도 내 경우엔 아니었다. 쓸 주제와 목적이 없었던 거다.
2년 동안 일기를 써도 달라지지 않았던 이유
독서가 좋다는 말에 책을 읽기 시작했고, 실제로 읽어보니 좋았다.
그러다 또 이런 말을 들었다.
“글을 써야 생각이 정리된다.”
그래서 글쓰기도 시도했다. 한 문장 일기, 마음 일기, 이런저런 방법으로 거의 2년을 노력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일기장이 아니라 TO DO 리스트가 되어 있었다.
오늘 뭘 했고, 내일 뭘 해야 하는지.
이건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라기보다 일상 루틴 체크기에 가까웠다.
‘역시 난 글쓰기에 소질이 없나 봐.’
그렇게 생각하며 또 흐지부지됐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는 글을 못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요즘 자기계발서와 기획 관련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를 표현하는 건 언어다.
말로 표현하기도 하고, 글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말은 하면서 왜 글은 못 쓴다고 생각했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오랫동안 고객에게 텍스트로 상황을 설명하고, 금융감독원이나 한국소비자원에 소명자료를 보내며 내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던 사람이었다.
심지어 교육강사로 7년을 일하면서 다른 사람이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도 해왔다.
그런데 글을 못 쓴다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업무에서는 언제나 전달해야 할 주제와 목적이 명확했다.
반면 일기장 앞에서는 ‘뭐라도 써야 하니까’ 쓰려고 했다.
극강의 효율을 따지는 ESTJ에게 이보다 목적 없는 일이 또 있을까. ㅎㅎ
글쓰기 주제는 어떻게 찾았을까?
일단 글을 쓰는 목적부터 정하기로 했다.
내 일상을 자랑하고 싶지도 않고,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평소 내가 좋아하는 행동을 떠올려보니 조금 달랐다.
써보고 좋은 물건은 추천하고, 경험해보고 괜찮았던 방법은 주변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
조언이라는 이름의 잔소리도 꽤 좋아한다. ㅎㅎ
그러면 내 경험 중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건 없을까?
그렇게 찾은 게 홈트와 독서였다.
운동을 싫어하던 사람이 6년째 집에서 운동하고 있고, 책을 안 읽던 사람이 3년째 독서를 이어가고 있다.
대단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시작하기 싫었던 사람이 어떻게 시작하고 꾸준히 해왔는지는 이야기할 수 있겠다 싶었다.
글을 잘 쓰는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
내가 글쓰기 주제를 찾은 과정은 의외로 단순했다.
무엇을 잘 쓸까보다, 누구에게 어떤 경험을 전하고 싶은지를 생각한 것이다.
- 내가 직접 경험해본 변화는 무엇일까?
-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건 무엇일까?
-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에게 알려줄 방법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다 보니 글감이 생겼다.
이봐라.
한 문장 일기조차 할 일 목록으로 만들던 사람이 이렇게 두서없이 주절거리며 쓰고 있지 않은가. ㅎㅎ
아직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이제는 왜 쓰고 싶은지 알 것 같다.
글을 못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지 못했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찾은 첫 번째 이야기는, 싫어하던 운동과 독서를 어떻게 습관으로 만들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