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내게 말했다.
“너는 평소에 진짜 잘 관리하고 챙기는 것 같아.”
그 말을 듣자마자 대답했다.
“아니야. 나도 원래 아무것도 안 챙겼어.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았지. 처음에는 정말 하기 싫었어.”
그러다 왜 지금은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 살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다 보니 하나씩 연결되는 순서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좋은 습관의 시작은 ‘의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우연한 계기였다.
운동 습관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됐을 무렵이었다.
정부지원금이 생겼다.
‘이걸 그냥 써버리지 말고 평소 내 돈으로는 절대 하지 않을 일에 써볼까?’
마침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주변에서 하나같이 이야기했다.
“이제 운동은 해야 돼.”
문제는 내가 정말 운동을 싫어했다는 것이다.
운동하다 그만두면 오히려 살이 더 찐다더라.
한번 시작하면 계속해야 한다더라.
하지 않을 이유를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놓고 살았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며 하나 깨달은 게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좋다고 말하는 것에는 대부분 이유가 있다는 것.
내 고집을 부렸다가 내가 틀렸던 경험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그럼 한번 해보기나 하자.’
친구에게 몇 번이나 물었다.
“필라테스 진짜 좋아?”
“할 만해?”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을까?”
친구의 여러 번의 권유 끝에 결국 필라테스 3개월을 등록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운동을 계속하게 만든 건 의지가 아니라 ‘변화’였다.
3개월이 지나고 다시 등록했다.
그리고 또 6개월을 이어갔다.
처음에는 하기 싫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몸이 조금씩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하나 더 있었다.
몸보다 먼저 내 마음이 달라지고 있었다.
운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자존감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였다.
살다 보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정말 많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도 그렇다.
그런데 운동은 이상할 정도로 정직했다.
열심히 하면 한 만큼 달라졌다.
느슨해지면 느슨해진 만큼 다시 돌아왔다.
빠른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확신은 생겼다.
‘하면 변한다.’
세상에는 내가 노력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일이 많지만, 적어도 내 몸과 내 습관에는 내가 개입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이 생각보다 컸다.
필라테스에서 홈트레이닝으로
필라테스를 약 6개월 한 뒤에는 집에서 운동하기 시작했다.
당시 코로나가 더 심해진 것도 이유였지만, 해보니 오히려 집에서 혼자 하는 방식이 내 성향과 잘 맞았다.
주 3~4일.
하루 40~50분.
그렇게 2020년 5월, 필라테스를 시작으로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이번에 글을 쓰면서 세어보니 벌써 6년이 넘었다.
나도 조금 놀랐다.
운동이라고는 끔찍이 싫어했던 사람이 6년 넘게 운동을 하고 있다니.
운동 습관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의지가 강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 가지가 중요했다.
첫째, 작더라도 직접 변화를 경험한 것.
누가 운동이 좋다고 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내 몸이 조금 달라지는 것을 한 번 경험하는 것이 훨씬 강력했다.
둘째,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바꾼 것.
필라테스로 시작했지만 평생 학원을 다닌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습관이 생긴 뒤에는 홈트레이닝이라는 내 방식으로 바꿨다.
셋째,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은 것.
매일 운동하지 않는다.
주 3~4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일정이 있으면 건너뛰기도 한다.
대신 다시 시작한다.
결국 습관은 한 번도 멈추지 않는 것이 아니라, 멈췄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습관 하나가 다음 습관을 데려왔다.
운동을 꾸준히 해본 경험은 내게 이상한 자신감을 하나 만들어줬다.
‘운동도 했는데 다른 것도 해볼 수 있겠는데?’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말하는 것에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좋다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나와 처음부터 잘 맞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보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
그 다음 내가 선택한 것이 책이었다.
“책 읽으면 좋다던데?”
그럼 한번 읽어보자.
물론 독서는 운동보다 훨씬 오래 헤맸다.
베스트셀러를 사고 몇 장 읽다 덮기를 몇 년이나 반복했다.
그런데 운동으로 이미 한번 배웠다.
처음부터 잘 맞지 않는다고 해서 나와 영원히 맞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독서는 포기하는 대신 방법을 바꿨다.
그리고 그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독서도 3년째 이어가는 습관이 됐다.
다음 글에서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내가 어떻게 책 읽는 습관을 만들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처음부터 하루 한 시간씩 읽지도 않았고, 비싼 책을 계속 사지도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해야 책이 조금이라도 재미있어질까?’부터 시작했다.
운동이 싫었던 사람도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 좋은 습관 하나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완벽하게 시작하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단 한번 해볼 만큼만 시작해보자.
나도 거기서 시작했다.
자주 묻는 질문
운동을 싫어해도 습관이 될 수 있나요?
내 경우엔 됐다. 처음 3개월은 학원이라는 강제성에 기댔고, 변화를 느낀 뒤부터는 스스로 하게 됐다.
혼자 시작하기 어려우면?
나는 친구에게 여러 번 묻고, 등록이라는 장치를 먼저 만들었다. 의지보다 환경이 먼저였다.
다음 편: 책 사놓고 안 읽던 내가 독서 습관을 만든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