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학창 시절에도 책을 찾아 읽는 편이 아니었고, 성인이 된 뒤에도 독서는 늘 ‘해야 하는 것’에 가까웠다.
가끔 마음먹고 베스트셀러를 사기도 했다.
이번에는 꼭 읽어야지 싶어서 책을 펼치지만 몇 장 읽다 책장으로 직행.
그렇게 사놓고 읽지 않은 책만 늘어갔다.
그래서 오랫동안 나는 그냥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카페에 갈 때 책을 챙기고, 여행 갈 때도 한 권쯤 가방에 넣는다.
거창하게 독서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책을 싫어했던 게 아니라
나랑 안 맞는 방식으로 읽고 있었던 것에 가까웠다.
1. 사놓고 안 읽는 베스트셀러, 그만 사기
예전에는 책을 고를 줄 몰랐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 서점에 크게 진열된 책을 자연스럽게 골랐다.
문제는 ‘많이 팔리는 책’과 ‘내가 재미있게 읽는 책’이 꼭 같지는 않다는 것.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을 샀는데 몇 페이지부터 진도가 안 나가면
나는 또 생각했다.
“역시 나는 책이랑 안 맞나 봐.”
지금은 반대로 생각한다.
책이 안 읽히면 내가 독서를 못하는 게 아니라, 그 책이 지금 나와 안 맞을 수도 있다.
이걸 인정하고 나니 독서가 훨씬 편해졌다.

2. 책을 사기 전에 도서관에서 내 취향부터 찾기
독서를 다시 시작하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건 도서관이었다.
처음부터 ‘좋은 책’을 고르려고 하지 않고
그냥 제목이나 표지가 눈에 들어오는 책을 여러 권 꺼내봤다.
몇 페이지 읽어보고 재미가 없으면 다시 꽂아두고,
조금 더 읽고 싶어지면 빌렸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내 취향이 보였다.
나는 어려운 책보다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책이 잘 읽혔고,
처음에는 에세이나 소설처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훨씬 재미있었다.
독서를 시작하고 싶다면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부터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3일 넘게 안 읽히면 과감히 Bye
예전에는 한번 펼친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미없어도 참고 읽었다.
그러다 결국 책 자체를 안 보게 됐다.
지금은 다르다.
며칠 동안 계속 손이 가지 않는 책은 그냥 덮는다.
중간에 그만 읽어도 되고,
나중에 다시 읽고 싶어지면 그때 펼치면 된다.
독서를 취미로 만들고 싶다면
처음부터 완독을 목표로 하지 않아도 된다.
한 권을 끝내는 것보다 다음 날 또 책을 펼치고 싶은 마음을 남기는 게 더 중요했다.
4. 처음부터 어려운 책에 도전하지 않기
독서를 시작하면 괜히 조금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인문학, 철학, 경제, 자기계발….
나도 그런 책부터 읽으려고 했고 번번이 실패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에세이도 읽고, 소설도 읽고, 역사 이야기도 읽었다.
그냥 내가 재미있는 책부터 읽었다.
그러다 책 읽는 것 자체가 익숙해지니 신기하게도 예전에는 몇 장 못 넘기던 자기계발서도 조금씩 재미있어졌다.
독서에도 순서가 있는 것 같다.
어려운 책을 읽어서 독서를 잘하게 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책을 계속 읽다 보니 조금 더 어려운 책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
내 경우에는 그랬다.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먼저 해야 했던 것
요즘도 나는 책을 아주 많이 읽는 사람은 아니다.
하루에 몇십 페이지를 꼭 읽는 것도 아니고
바쁜 날에는 몇 장 읽고 끝날 때도 있다.
그래도 예전과 확실히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이제 책 읽는 시간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쉬는 시간 중 하나가 됐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몇 페이지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표시해두기도 한다.
40년 가까이 책에 별 관심 없이 살았던 나도 이렇게 바뀌었다.
그래서 독서를 시작하고 싶은데 자꾸 실패한다면
처음부터 독서 습관이나 목표를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먼저 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찾는 것.
어쩌면 독서 취미의 시작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