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난 안 돼.”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고 있다는 신호, 나는 이렇게 알아차린다.
부정적인 생각이 시작될 때 나타나는 신호와 빨리 알아차려야 하는 이유
“역시 난 안 돼.” ,“이게 되겠어?” ,“또 이러네.”
가끔 머릿속에서 이런 말들이 반복되기 시작할 때가 있다.
평소에는 나름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오히려 좋아”, “오히려 잘됐어”라고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벌어진 일을 계속 붙잡고 있는 것보다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편이 마음도 편하고, 다음에 가야 할 길도 더 잘 보인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 역시 항상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기거나 상황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느 순간 생각의 방향이 달라진다.
“오히려 잘됐어”가 아니라
“또 이러네.”
그때부터는 조금 경계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왜 빨리 알아차리는 게 중요할까?
부정적인 생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가 생겼는데도 무조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현실적인 태도는 아닐 테니까.
내가 경계하는 건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 반복하기 시작하는 상태다.
심리학에서는 지나간 일이나 문제를 반복해서 곱씹는 사고를 ‘반추(rumination)’라고 표현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반복적인 부정적 사고는 부정적인 기분을 오래 지속시키고 문제 해결이나 실제 행동을 방해할 수 있다.
나 역시 비슷했다.
긍정적일 때보다 의지력은 떨어지고 행동은 줄어드는데, 이상하게 생각과 고민은 더 많아진다.
생각을 많이 했으니 뭔가 해결책이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일 때가 많았다.
생각은 많아지고 → 행동은 줄어들고 → 결과가 없으니 → 다시 부정적인 생각이 늘어난다.
그렇게 악순환이 시작된다.
그래서 요즘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것’보다 내가 그 상태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부정회로 자가진단 신호 3가지
① 말버릇이 바뀐다: “오히려 좋아” → “또 이러네…”
가장 먼저 달라지는 건 내가 나에게 사용하는 말이었다.
평소에는 일이 잘못돼도
“그럼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이것 때문에 오히려 알게 된 것도 있겠지.” , “오히려 좋아”
이런 쪽으로 생각하려 한다.
그런데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표현부터 달라진다.
“역시 안 돼.”
“또 이러네.”
“해봤자 뭐가 달라지겠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결론부터 부정적으로 내리고 있다면, 나에게는 꽤 확실한 신호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면 한 번 더 묻는다.
‘지금 상황이 정말 나쁜 걸까, 아니면 내가 지금 모든 것을 나쁘게 해석하고 있는 걸까?’
생각과 사실을 잠시 분리해보는 것이다.
② “~때문에”가 늘어난다.
나는 평소 남 탓이나 변명을 많이 하는 사람을 경계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상황 때문에…”
“이것 때문에…”
“누구 때문에…”
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면?
이것 역시 나에게는 경계 신호다.
물론 실제로 외부 상황이 원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과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계속 찾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이 둘을 구분하는 게 중요했다.
‘왜 안 되는지’를 설명하는 말이 많아지고, 반대로 ‘그럼 지금 할 수 있는 건 뭔지’를 묻는 횟수가 줄었다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③ 생각은 많아지고 몸은 안 움직인다.
이게 나에게는 가장 명확한 신호다.
해야 할 일을 계속 미룬다.
나가는 것도 귀찮아진다.
운동도 미룬다.
그러면서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생각한다.
‘이걸 해야 하나?’
‘해도 소용없는 거 아닐까?’
‘지금 시작한다고 달라질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릿속에서만 수십 번의 결론을 낸다.
그리고 행동하지 않았으니 변화도 없다.
변화가 없으니 다시 생각한다.
“봐, 역시 안 되잖아.”
이렇게 하나둘 포기의 이유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조금 미룬다.
내가 부정적인 상태라는 걸 알아차렸다면 그날 당장 인생의 중요한 결론을 내리려고 하지 않는다.
반복적인 부정적 사고는 상황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고, 연구에서도 반추가 심한 상태에서는 의사결정을 더 어렵게 느끼거나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이렇게 생각하려 한다.
“지금 드는 생각은 결론이 아니라 현재 내 상태에서 나온 생각일 수도 있다.”
오늘 답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면 조금 미룬다.
대신 내 상태부터 바꿔본다.
회복탄력성이 좋다는 건 항상 긍정적이라는 뜻은 아닌 것 같다.
40대가 넘어가면서 경험적으로 회복탄력성이 좋아졌다고 느낀다.
살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이 지나가고, 당시에는 큰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어떻게든 흘러간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어려움을 만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겪으면 여전히 막막하다.
“이게 되겠어?”
“역시 난 안 되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든다.
그래서 요즘 내가 생각하는 회복탄력성은 부정적인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능력이 아니다.
오히려
‘아, 나 지금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구나.’
그걸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고 다시 돌아오는 힘에 가깝다.
그리고 나는 그 신호를 발견하면 생각을 더 붙잡고 있기보다 몸을 움직이려고 한다.
집에서라도 운동을 하고, 조금 힘이 생기면 밖으로 나가 걷는다.
이상하게도 생각으로 해결되지 않던 것들이 몸을 움직이고 나면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써보려고 한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내가 실제로 하는 방법들.
생각보다 거창한 방법은 아니다.
운동하고, 걷고, 책을 몇 페이지 읽는 것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