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놓고 안 읽던 사람이 독서 습관 만든 방법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내게 한 가지 믿음이 생겼다.

처음에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것도 방법을 바꾸고 어느 정도 꾸준히 해보면 습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음으로 시작한 것이 독서였다.

이유는 정말 단순했다.

“책 읽는 게 좋다던데?”

그럼 해보자.

처음부터 책이 좋아졌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남들이 많이 읽는 베스트셀러를 샀다.

몇 장 읽었다.

그리고 덮었다.

한동안 방치하다 또 책을 샀다.

또 몇 장 읽다가 덮었다.

아마 이런 생활을 2년 가까이 반복했던 것 같다.

사놓고 제대로 읽지 않은 책도 서너 권씩 쌓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다.

운동을 통해 한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죽도록 싫었던 운동도 결국 습관이 됐다.

그렇다면 독서도 나에게 맞는 방법을 아직 못 찾았을 뿐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을 열심히 읽어야지’가 아니라 다른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해야 내가 책을 재미있어할까?

독서 습관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

처음에는 서점에 갔다.

그런데 읽는 습관 자체가 없으니 서점에서 책을 펼쳐봐도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서서 몇 장 읽는 것조차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지금은 서점에서 한 시간씩 서서 책을 읽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전혀 달랐다.

그렇다고 매번 책을 사기도 부담스러웠다.

샀다가 읽지 않는 책이 계속 생기니 돈도 아까웠다.

그러다 지하철 역사 안에서 우연히 스마트도서관을 봤다. 검색해보니 집 근처에 지역 도서관도 있었다.

그래서 도서관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반납 기한을 이용해서 한 번 갈 때마다 두 권씩 빌렸다.

그즈음 회사 라운지에서도 책을 빌려볼 수 있게 됐고, 그때부터 정말 이것저것 읽었다.

역사책도 읽고, 소설도 보고, 에세이도 보고, 자기계발서도 보고. 물론 끝까지 읽지 못한 책도 많았다.

그런데 여러 책을 보면서 드디어 알게 됐다.

내가 집중해서 읽게 되는 책이 따로 있다는 것.

책 자체를 싫어한 것이 아니라 아직 내가 좋아하는 책을 찾지 못했고,

아직 읽는 행위가 익숙하지 않아서 적응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책 읽는 습관은 ‘재미’에서 시작됐다.

운동은 필라테스 수업이라는 강제성이 있었다.

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돈도 냈으니 가야 했다.

하지만 독서는 완전히 나와의 약속이다.

누가 확인하지도 않는다.

오늘 안 읽었다고 혼내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의지보다 재미가 더 중요했다.

재미있는 책을 만나면서 조금씩 읽는 시간이 길어졌다.

글자를 읽는 행위 자체에도 익숙해졌다.

10분 읽던 것이 20분이 되고, 어느 순간 한 권을 다 읽는 경험도 생겼다.

그렇게 조금씩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갔다.

책을 잘 안 읽는 사람에게 내가 권하고 싶은 방법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이렇게 할 것 같다.

처음부터 책을 사지 않는다.

먼저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본다.

한 장르만 고집하지 않고 서로 다른 종류의 책 두 권 정도를 빌린다.

몇 장 읽어봤는데 도저히 넘어가지 않는다면 다른 책으로 바꾼다.

그리고 하루 10분만 읽는다.

처음부터 완독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처음 필요한 것은 ‘책 한 권을 읽었다’는 실적보다 책을 펼치는 행동에 익숙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독서 1년 차에는 약 45권을 읽었다.

독서가 재미있어지면서 첫 10개월 동안 완독한 책이 약 45권까지 늘었다.

처음에는 완독한 책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책을 많이 읽었는데 내가 정말 잘 읽고 있는 걸까?

읽을 때는 밑줄 치고 싶은 문장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다.

그런데 책을 덮고 며칠 지나면 다시 백지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독서가 조금 달라졌다.

2년 차부터는 ‘몇 권 읽었나’보다 ‘무엇이 남았나’

자연스럽게 읽는 속도가 줄었다.

소설 위주에서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등으로 관심 분야도 조금 좁혀졌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이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뭐가 달라졌지?’

‘이 문장이 왜 나한테 걸렸을까?’

‘나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지?’

독서 모임에도 종종 나가기 시작했다.

책에 대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내 생각을 설명하다 보면 혼자 읽을 때보다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독서 3년 차, 이제는 책을 ‘공부하듯’ 읽는다.

지금은 서점에 가는 느낌도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재미있는 책을 고르러 갔다면, 요즘은 가끔 내 인생에 필요한 학습서를 찾으러 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또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루 일기도, 한 문장 기록도 어려워했던 내가 이렇게 긴 글을 쓰고 있다.

물론 여전히 두서없이 쓸 때도 많고 혼자 주절거리는 글도 많다.

그런데 읽다 보니 쓰고 싶어졌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졌고,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나는 그것도 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당장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

대신 계속 나에게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질문이 쌓이면서 조금씩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10분부터

예전의 나처럼 책 읽는 게 답답하고 재미없다면 굳이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 10분이면 된다.

책도 꼭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한 책보다 내가 재미있어할 수 있는 책부터 찾으면 된다.

나는 운동도 싫어했고 책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은 둘 다 내 일상의 일부가 됐다.

그래서 예전보다 이런 말을 꽤 믿게 됐다.

좋다는 데는 정말 다 이유가 있다.

오늘부터 하루 10분만 한번 해보자.

방법은 하면서 바꿔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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